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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1)

기술이 아닌, 데이터 구조를 만든 곳에 승리가 있었다

질문부터 던져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AI 시대에, 과연 어떤 산업이 다음 10년을 가져갈까요.
대부분은 이렇게 답할 것입니다. 가장 똑똑한 모델을 만든 회사, 가장 거대한 연산 능력을 확보한 기업, 혹은 ‘AGI에 가장 가까이 간 플레이어’ 말입니다. 하지만 지난 10여 년의 산업사를 차분히 되짚어보면, 답은 늘 그곳에 있지 않았습니다. 예컨데, 검색 알고리즘 자체는 Google 이전에도 존재했습니다. Altavista, Yahoo, Lycos 모두 많이 쓰이는 검색 엔진이였죠. 하지만 검색이라는 기술이 산업적 가치로 전환된 지점은, 알고리즘이 아니라 광고 모델과 데이터 구조를 결합한 Google에서였습니다. 결국 검색 산업의 가치는 ‘데이터가 쌓이는 구조’를 만든 곳에 남았습니다.
[그림 0-1] : 후발주자였지만, 광고 모델과 데이터 구조를 결합하고, 소비자 가치를 설계하여 검색 엔진 시장을 독점한 구글
Source : ZDNet, Yahoo closes one-time Google rival Alta Vista, Steven J. Vaughan-Nichols
Source : StatCounter Global Stats (2009-2025)
AI 산업의 흐름도 마찬가지입니다. 알고리즘은 빠르게 범용화되고 있고, 컴퓨팅은 규모의 경제 속에서 점점 값이 내려가고 있습니다. 어제의 혁신은 오늘의 표준이 되고, 오늘의 표준은 내일의 비용이 됩니다. 이 환경에서 오래 살아남는 경쟁력은 기술적으로 우수한 모델 그 자체만이 아니라, 그 위에 어떤 데이터가 어떤 구조 안에서 쌓이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그림 0-2] : AI는 급격히 많이 사용되기 시작하고 있지만, 오직 5%이 기업들만이 유의미한 가치창출을 실현 중인 초기 성장기인 산업, 넥스트 구글이 나올 기회의 시기이다.
Source : McKinsey & Company, The state of AI in 2025: Agents, innovation, and transformation
Source : BCG, The Widening AI Value Gap : Build for the Future 2025
이 지점에서 시선을 잠시 옮겨보겠습니다. Femtech는 흔히 ‘여성 건강’이라는 말로 묶입니다. 그러나 이 표현은 펨테크라는 산업의 절반만을 설명합니다. Femtech의 핵심은 여성의 "건강"에 앞서, 여성의 "선택"에 있습니다. 오늘 피임을 할 것인가, 언제 임신을 준비할 것인가, 어떤 컨디션을 정상으로 볼 것인가. 여성의 생애주기는 수많은 의사결정의 연속이며, 이 결정들은 대부분 병원이 아니라 일상에서 이루어집니다.
월경, 피임, 임신, 폐경은 각각 다른 영역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재생산 건강의 의사결정 흐름 안에서 반복되는 선택의 패턴입니다. 그리고 이 선택은 행동으로 이어지고, 행동은 곧 데이터가 됩니다. AI 산업의 관점에서 보면, 이는 매우 드물고 AI 산업에 최적화된 조건입니다. 데이터의 생산지가 대부분 소비자에게 있고, 그 데이터가 행동과 결과로 연결되며, 장기간에 걸쳐 축적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Femtech는 이 세 가지 조건을 동시에 만족하는 몇 안 되는 영역입니다.
[그림 0-3] :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건강 관리를 위 의료 기관에 가기보다 집에서 관리하는 앳홈 헬스케어로 트렌드가 움직이고 있고, 여성 건강 시장은 본질적으로 병원보다 일상 속에서의 헬스케어 의사결정이 연속적으로 발생하는 현재 트렌드에 핏한 시장이다.
Source : Mckinsey & Company, From facility to home: How healthcare could shift by 2025
Source : NHS, Local Implementation of the National Women’s Health Strategy for 2024/2025
이 문서에서 말하는 Femtech 3.0은 특정 질환이나 특정 생애 단계의 이름이 아닙니다. Femtech 1.0이 기록의 시대였고, 2.0이 해석의 시대였다면, 3.0은 의사결정과 학습의 시대입니다. Femtech 3.0은 Vertical Full-Stack Service를 통해 Proprietary Data를 축적하고, 서비스가 데이터를 만들며, 데이터가 다시 서비스를 강화하는 AI 산업 구조의 이름입니다. 다시 말해, 기능이 아니라 구조의 진화입니다.
[그림 0-4] : AGI가 아닌, 주행이라는 버티컬한 영역에서 자동차라는 하드웨어 쉘로 데이터를 모으고, Full Stack AI를 만드는 테슬라의 전략
Full Stack AI : Tesla’s End-to-End Approach to Self-Driving
Vespexx는 이 구조를 재생산 건강, 그중에서도 임신 준비(TTC, Trying-To-Conceive)라는 영역에서 먼저 시험하고 있습니다. 임신 준비 영역에서는 매일 여러 데이터 포인트가 생성되고, 사용자의 인게이지먼트가 높으며, 임신 성공 여부 결과가 명확합니다. 이렇게 데이터 밀도와 동기부여가 강하게 작동하는 무대에서 Full-Stack Data AI가 실제로 작동하는지를 검증하기 위한 전략적 출발점입니다. 임신처럼 실패 비용이 크고, 결과가 분명한 영역일수록 알고리즘의 검증은 빠르게 이루어집니다.
정리해보면 이렇습니다. Femtech는 10년 전 Clue의 창업자 Ida Tin이 명명하기 시작했으나, 결단코 갑자기 등장한 산업이 아니었습니다. 인류의 역사와 함께 존재해온 수요가, 10년 전, 비로소 산업의 형태를 갖추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펨테크가 AI 시대의 데이터 구조와 만나면서 또 다른 변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이 문서는 Femtech가 왜 다음 10년의 중요한 산업적 축으로 수렴할 수밖에 없는지를, 기술이 아니라 데이터와 서비스 구조의 관점에서 설명합니다.